역대감독의 말씀
제31회 서울남연회를 맞이하여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회현장에서 분투하시는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임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또한 18개 지방의 420개 교회와 1,128명의 목회자, 그리고 203,750명의 성도에게 주님의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세계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세계적 전염으로 인해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방역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직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싸울 수 있는 무기가 하나도 없는 형편이어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교회의 예배와 신앙형태의 변화는 물론 연회까지도 연기하여 개회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세계 경제는 휘청거리고 있으며 가정경제는 IMF 때나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더한 고통 속에 있습니다. 우리는 격동의 시절을 맞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교회는 이에 맞서 복음으로 세상을 위로하고 희망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을 열어야 하는 큰 사명 앞에 서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 연회가 당면하고 있는 몇 가지 과제를 고뇌에 찬 심정으로 제시하며 연회원들과 함께 지혜와 힘을 모으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고자 합니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한국교회는 위기입니다. 일례로 한국을 대표하는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가 쓴 <한국교회 미래지도>에 나타난 진단에 의하면 2050년경 한국교회 성도 수는 300만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저출산과 고령화 시대에 맞물려 주일학교 숫자는 대략 30~40만 명으로 추락, 그나마 교인 중 60~70%가 은퇴자로 채워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신앙의 본질보다는 명예를 더 중시하는 교회조직 등이 안티 기독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목회자는 거룩한 지도력을 세우고, 성결한 지도력을 중심으로 성경적인 교회론과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입니다(엡 1:22~23). 따라서 그리스도의 권위에 순복하는 교회를 이뤄 어려움에 처한 주님의 교회를 사랑해야 합니다.
① 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 무엇보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려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2010년 GH 코리아가 <한국교회의 신뢰도>에 대해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기독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서 신뢰도가 제일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근래에 기독교에 대해서는 유독 안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 혹자는 각종 사회 활동이나 구제에 기독교가 거의 70% 가까이하고 있는데도 그 노력은 이해하지 않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기독교에 대해서 반감을 가진 특정한 언론이 안티 세력을 양산하는 것이라는 항변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우리 안에 있습니다. 감투싸움에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교계 지도자들, 각종 사회 비리에 연루된 기독교인, 삶의 현장에서 표리부동한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 거만하고 오만한 물량주의의 모습, 신앙의 본질보다는 명예를 탐하는 교회조직… 등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을 추슬러 거듭나야 합니다. 형식적이고 종교적인 계율 준수에 만족해서는 예수님의 호된 책망을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신뢰가 쌓이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습니다. 불신이 쌓이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습니다. 신뢰는 그렇게 대단한 힘을 갖습니다. 지금은 참된 신앙으로 거듭나서 세상의 나침반이 되어야 할 때입니다.
② 참회를 통한 영성회복! 최근의 코로나19 사태에 대하여 많은 사람은 큰 재난으로 보고 있지만, 교회는 재난을 넘어 우리의 삶을 바로 잡는 올바른 교정자로 보아야 합니다. 믿음이 있고 영성이 깊은 성도라면 당연히 천재지변이나 자연재해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주일예배를 영상으로 드리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이 시대에 주는 교훈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48절에서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과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온전함”(텔레이오스)이란 희생제물의 흠이 없는 것, 여호와께 전적으로 헌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이 자연계시를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시대는 가히 무신론의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신앙보다는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면서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하나님을 부정하는 무신론이 유행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앞에서 인간의 오만한 이성이 얼마나 무력합니까? 시편 14편 1절 말씀을 보면 “어리석은 자는 그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 도다.”라고 탄식했습니다. 20세기 가장 복음적인 설교자로 알려진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시대에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하나님을 기뻐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 시대의 불신앙을 회개하고 참회하는 영적 각성 운동에 주저 없이 나서야 합니다. 사람들은 우는 일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에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눈물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시대는 울 일이 있는데도 울지 않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은 천박한 웃음이 난무하고 참된 동정과 사랑의 눈물은 찾아보기 힘든 세상입니다. 서울남연회가 참회와 회개운동을 통한 영성회복에 나서야 합니다.
다음세대에 희망을!
영어에 ‘Seward’s folly’는 ‘크게 어리석은 거래’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스워드는 1867년 3월 23일, 제정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라는 헐값에 매입한 당시 국무장관 윌리엄 스워드를 가리킵니다. 당시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던 러시아는 쓸모없는 얼음덩이 땅으로 여기던 알래스카를 미국에 720만 달러에 매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당시 미국은 노예 문제로 조용한 날이 없었고 1861년부터 4년간의 남북전쟁으로 인해 전쟁복구에 막대한 예산을 쓰느라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국무장관 윌리엄 스워드가 국회에 동의를 구하자 절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이 반대하였습니다. 하지만 ‘윌리엄 스워드’는 이렇게 설득하였습니다. “여러분 나는 눈 덮인 알래스카를 보고 그 땅을 사자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그 안에 감추어진 무한한 보고(寶庫)를 바라보고 그 땅을 사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세대를 위해 그 땅을 사자는 것도 아닙니다. 나는 다음 세대를 위해 감추어진 보물인 그 땅을 사자는 것입니다.” 미국은 어렵게 의회 비준을 받아 알래스카 매입을 최종승인 했고, 1867년 10월 18일 마침내 알래스카는 미국 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890년대 말 그 땅에서 금광과 유전이 발견되면서 그 땅은 보석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교회학교는 한국교회의 미래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교회학교와 청년들의 인원 감소가 심각한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학교와 청년을 살리는 운동을 개 교회뿐 아니라 연회적 차원에서도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신학교와 연계하여 교회교육전문가와 예배인도자 양성과정을 구축해야 합니다. 교회학교 연합회와 협력하여 미래목회와 교육 실무에 관한 세미나를 적극 주최하고 교육 지도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청년들을 위한 문화행사와 공연을 준비하여 청년들이 교류하고 또 자연스럽게 교회 밖의 청년들을 안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도 힘써야 합니다.
이단 대책 수립!
부흥은 전도의 앞문만 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족이 생기지 않도록 뒷문을 막는 일도 중요합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이단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교회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밝혀진 신천지 이단의 횡포는 정통교회에 큰 상처를 주었을 뿐 아니라 사회적 큰 폐해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단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는 일은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일에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교회가 이단을 대처하고 성도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해야겠습니다. 권역별 이단 대책 세미나를 개최하고 필요한 정보도 지속적으로 보급해야 합니다. 연회에 이단대책 및 연구위원회를 적극 가동하여 전문가를 양성하고 효율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하나 됨!
하나님의 임재는 하나 될 때 강하게 역사합니다. 힘에는 세 가지 원리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 됨(Unity), 조화(Harmony), 협력(Cooperation)이 그것입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2만 개의 부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2만 개의 부속이 협력해야 조화를 이루어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임재도 같은 이치입니다. 교회가 하나로 연합 할 때 하나님의 임재가 나타나고 하나님의 능력이 임합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은 요한복음 17장 11절에서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그들을 보전하사 우리와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라고 하셨습니다. 나라든 교회든 가정이든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려면 하나 됨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회가 하나 됨을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21세기를 맞아 한국교회는 세계가 주목하는 큰 교회를 이루었지만, 시대적인 사명과 사회적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에 충실한 교회가 되고, 예수 사랑으로 세상의 빛이 되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쪼록 서울남연회가 직면해 있는 당면한 과제들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와 힘을 모아주시기를 앙망합니다. 그를 통해 다시 한번 믿음에 불을 붙여 세계선교와 민족복음화,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헌신하는 서울남연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0년 5월 7일
최현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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