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7월 목포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최대 67mm로 해변에 있는 목포라고 해도 도시가 물에 잠겼을 정도였다. 기상청의 얘기로는 115년만에 최대 폭우라고 했다.
목포에서 야트막한 언덕 아래에 있던 예수비전교회(담임 김성수 목사)는 그나마 물에 잠길 일은 없었지만, 이 기록적인 폭우에 피해를 피해갈 수 없었다. 너무 많은 비에 교회 바로 뒤 언덕의 비탈을 바쳐준 돌 옹벽이 무너지면서 토사가 쏟아져 내려와 교회를 덮친 것이다. 그야말로 산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러길 1년. 교회 벽 한쪽이 그대로 흘러내려온 산의 흙을 막고 버티고 있는 상태로 있다. 무려 1년 동안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것은, 삽으로 흙을 퍼낼 수 있는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은 산 언덕이 무너져 토사가 덮쳤는데, 옹벽대신 교회 건물이 막고 버티고 있다고 보면 된다. 비가 더 심하게 내리면 이 흙덩이가 얼마나 밀려내려올지, 그리고 교회 건물이 버틸 수 있는지 장담할 수 없다.
교회가 이 상태를 보면서 무려 1년 동안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은, 엄청난 양의 흙을 치우고 2차 붕괴가 일어나지 않게 단단한 옹벽을 세우기까지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저 자포자기한 상태로 더 큰 피해가 없기를 하나님께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교회의 아픈 소식이 먼 타지 서울남연회 소속의 장로들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특히 김성수 목사는 신림감리교회(담임 지익우 목사)의 김상환 원로 장로의 자녀다. 하지만 예수비전교회가 어려움을 당한 사실을 신림교회 교인 몇몇만 알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장로회서울남연회연합회 선교부회장인 현운섭 장로가 이 소식을 장로회서울남연회연합회 회장인 이상학 장로에게 알렸고, 이 두 장로를 비롯한 연합회 직전회장이자 신림교회 최영준 원로 장로와 함께 우선 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마음을 모아보자는 의미로 먼걸음 마다하지 않고 지난 8월 24일(토), 격려 방문했다.


이날 방문한 세 명의 장로는 마침 전날 장로회전국연합회 실행위원회 워크샵을 갔다가 늦게 도착한 상태여서 매우 피곤할 수 있었으나 교회 살리는 일에 머뭇거릴 수 없다며 바로 다음날 방문 일정을 잡은 것이다. 장로회서울남연회연합회는 직전 회장인 최영준 장로 때부터 소외되고 힘들어 하는 교회를 찾아 수차례 지원과 도움을 줘 왔다. 현 이상학 장로 역시 지난 영성수련회가 '다음세대와 불우이웃' 후원을 위한 행사로 열었을 만큼 연합회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기관으로서 최선을 다해 왔다.
오전 7시 교회에서 집결해 약 4시간을 달려 찾아간 예수비전교회의 피해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앞쪽은 멀쩡해 보였는데, 교회에 산 비탈 아래에 자리잡혀 있는 터라 뒤로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좁은 옆 길로 지나 뒤편을 보니 사람의 손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많은 흙이 이미 무너져 내려 교회 벽을 덮친 상태였고, 몇 개의 나무마저도 흘러내렸는데 나무들은 뿌리를 드러내어 뿌리가 흙이 흘러내릴 수 없게 막는 기능도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비탈진 언덕은 언제라도 교회 쪽으로 흙과 함께 들이닥칠 태세였다. 조금만 더 비가 오면 위태롭게 경사져 있는 흙은 누가 봐도 2차, 3차 붕괴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었다.
김성수 목사는 "흙이 흘러내리기 시작한 건 오래되었기에 비가 많이 오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러다가 작년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고 그 비가 그칠 마지막날이었는데, 갑자기 밤에 우르릉탕탕하는 소리가 나길래, 처음에는 천둥이 쳤나 싶었죠.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창문을 열고 보니 이런 상태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산사태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를 체험한 것이다.
이 피해에 도움을 받아보고자 목포시에 알아보았지만, 목포 지역이 워낙 피해가 큰 지역이라 작은 교회까지 도움을 줄 수 없었다고 한다. 시에서는 비가 더 오면 산비탈이 붕괴될 수 있으니 어디로 피신해 있으라고 말할 뿐이었다. 현재 이 문제를 해결을 하려면 포크레인 등 중장비가 와서 모든 흙을 거둬내고 단단히 옹벽까지 세워야 한다. 이렇게까지 하면 경비가 상당히 나올 수밖에 없는데, 대략 5천만 원에서 6천만 원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더구나 교회 자체도 부실 공사에 비만 오면 곳곳에 비가 샌다. 온 벽을 타고 물이 스며들어서 벽마다 페인트가 일어나 몇 번이고 다시 칠해야했다. 건물도 수평이 안맞아 조금 기울어진 상태라는 것이다. 이 교회를 세울 수 있게 도움을 준 곳이 바로 익산 영생교회인데, 그 분들의 도움으로 옥상에 비막이 지붕을 씌워 그나마 비가 전체적으로 새는 현상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면에 들이치는 빗물을 막을 수 없어서 여전히 한쪽 벽은 비가 스며들고 있었다. 2층 예배실에 가보면 한쪽 벽이 물이 스며든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늦은 나이에 목회를 해서 2011년에 부임한 김 목사는 교인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문이 닫혀 있는 교회에 와서 제2의 개척이라고 할만큼 교회를 다시 리모델링하며 맨바닥에서 시작했다. 한때는 40여명의 아이들도 있었지만 다 성인이 되면서 지방 도시를 떠나 대도시로 가는 현상에 편승해 그 아이들도 이제는 없는 형편이다. 더구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있던 성도들도 다 떠나서 지금은 자녀 두 명과 김효진 사모가 교인으로서 함께 예배드리고 있다.
김 목사는 목포 극동방송에서 음악방송을 진행하며 복음 사역에 매진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찬양 사역에 힘쓰고 있다. 그래서 실용음악과가 있는 광신대학교에 입학해서 그곳에 있는 찬양사역자를 위한 연구소에서도 열심히 사역을 위한 과정을 훈련 중이다.
그리고 김효진 사모는 교회에서의 주민들을 위한 공방도 만들어서 미술과 도자기 실습을 통해 주민들과 가까워지고 있다. 따라서 주민들에게는 예수비전교회가 사실상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 목사는 이렇게 스스로 경비를 벌어가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복음 사역을 위해 포기하고 말씀과 역량을 다져나가고 있다.

사실 인구 21만 명의 목포(이 인구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에는 감리교회가 5개 뿐이다. 전남서지방에는 약 1,800개의 교회가 있는데, 감리교회는 35개 정도일 뿐으로 그만큼 교세가 약한 곳이다. 목포에 있는 교회 5개를 합쳐도 성도들의 수도 약 200명이 안 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다. 대도시에 사는 성도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생활비도 없이 버티며 복음을 전하겠다고 하는 사명감으로 교회를 이어가고 있는 목회자들이 너무나 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방문한 장로들은 김성수 목사와 김효진 사모로부터 교회 상황을 듣고 함께 기도했다. 통성으로 기도하며 하나님께 부르짖고 도움을 간구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며 격려했다.


김 목사는 "저 역시 서울에서 전도사로 있다가 이곳에서 왔지만 무엇보다 이곳에서 내가 잊혀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외로움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라며 "제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같은 신림교회에서 목포까지 긍휼의 마음으로 저를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신 것에 감사할 뿐이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상학 장로는 "그동안 장로회에서는 수련회가 끝나면 비전교회를 섬겨왔었고 최영준 장로님이 회장으로 있을 때도 4개 연회의 교회를 찾아가 수리와 보수를 해 왔으며, 이것을 이어오자고 해서 작년에는 군인교회를 섬기기도 했다"라며 "올해도 서울남연회 제28회 장로부부영성수련회 후 섬길 비전교회를 찾던 중 예수비전교회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신림교회 최영준 장로님은 모르셨던 것 같았다. 오늘 방문해서 교회의 사정을 알리고 마음을 모아보고자 한다. 오늘 여기에 와서 실태를 살펴보니 잘 온 것 같다. 목사님께서도 힘내시고 한 영혼이라도 살피셔서 구원을 받는 역사가 일어나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영준 장로는 "장로회전국연합회에서 실행위원회 워크샵으로 어제 늦게 한국에 도착했는데도 이렇게 발걸음을 해 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와 보니 제가 몰랐다는 것에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현운섭 장로님께서 예수비전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해서 오게 되었는데, 김성수 목사님께서 힘을 내시고 용기를 갖기 바란다. 어려울 때 용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니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계시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역사하신다. 함께 기도하겠다"라고 용기를 불어 넣어주었다.
이에 방문을 마친 후 이상학 장로는 "우리 평신도들이 안타까운 예수비전교회를 향해 타인의 어려움에 언제나 솔선해서 도왔던 긍휼의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램을 나타냈다.
마음 모을 곳
하나은행 840-910006-60905 장로회서울남연회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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